자동차다이렉트 보험료 제대로 비교하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자동차보험 갱신 화면을 보여줬는데, 작년보다 보험료가 올랐다며 가장 싼 견적을 바로 고르려 했다. 화면을 같이 보니 한쪽은 운전자를 부부로 제한했고, 다른 쪽은 가족 누구나 운전할 수 있게 설정돼 있었다. 자동차다이렉트 보험료는 숫자만 나란히 놓으면 이런 차이를 놓치기 쉽다.
자동차다이렉트는 보통 보험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가입하는 자동차보험을 뜻한다. 손해보험협회 안내에 따르면 가입 경로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지만, 같은 보험사의 동일한 약관과 담보라면 보험금 지급 기준이 가입 경로 때문에 달라지지는 않는다. 결국 중요한 일은 견적을 여러 개 받는 것보다 비교 조건을 먼저 맞추는 것이다.
보험료를 비교할 때는 조건부터 똑같이 맞춘다
차량과 운전자 정보가 같아도 보험기간, 운전자 범위, 연령 제한, 담보 한도, 자기부담금이 다르면 견적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A사 견적이 58만 원, B사 견적이 64만 원이라고 하자. A사는 운전자 1인 한정에 자기차량손해를 빼고, B사는 부부 한정에 자기차량손해를 넣었다면 6만 원 차이만 보고 A사가 싸다고 판단할 수 없다. 두 견적을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보험료에는 차량 종류와 가입 금액뿐 아니라 보험 가입 경력, 사고 이력, 운전자 제한 같은 요소도 반영된다. 그래서 가족이나 지인이 받은 할인율을 내 견적에 그대로 대입하기 어렵다. 보험다모아에서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관심 있는 보험사의 다이렉트 화면에서 본인 조건으로 최종 보험료와 특약 적용 여부를 확인하면 비교가 한결 수월하다.
- 모든 견적에서 운전자 범위와 최저 운전자 연령을 같게 설정한다.
- 대인배상Ⅱ, 대물배상, 자동차상해 또는 자기신체사고, 자기차량손해의 가입 여부와 한도를 맞춘다.
- 자기차량손해의 자기부담금과 긴급출동 서비스 조건도 함께 비교한다.
운전자 범위를 좁힐수록 확인할 일이 늘어난다
운전자 범위를 1인이나 부부로 좁히면 대체로 보험료가 낮아진다. 그런데 실제로는 명절에 자녀가 운전하거나, 장거리 여행에서 형제와 운전을 바꾸는 일이 생긴다. 손해보험협회 소비자포털도 운전자 범위가 좁을수록 보험료가 낮아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그만큼 운전대를 잡을 사람을 빠짐없이 생각해야 한다.
특히 ‘만 26세 이상’ 같은 연령 제한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예외가 생기는 조건이 아니다. 제한에 맞지 않는 사람이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 대인배상Ⅰ을 제외한 담보에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가입할 때는 현재 나이만 볼 게 아니라 보험기간 중 실제 운전할 사람을 기준으로 범위와 연령을 고르는 편이 안전하다. 운전자가 바뀔 예정이라면 차를 맡기기 전에 보험사에 특약 변경 가능 여부와 적용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싼 보험료보다 사고 때 필요한 보장을 먼저 본다
자가용 자동차보험은 대인배상Ⅰ과 대물배상 2천만 원 이상이 의무 가입 대상이다. 다만 의무 가입 한도만으로 충분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인배상Ⅱ는 대인배상Ⅰ의 한도를 넘는 타인의 신체 피해에 대비하고, 대물배상은 다른 차나 시설물에 끼친 재산 피해를 보상한다. 대물 한도를 고를 때는 보험료 차이와 큰 사고가 났을 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함께 봐야 한다.
내 차의 수리비까지 대비하려면 자기차량손해 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담보에는 사고 때 내가 부담하는 금액이 있으므로, 보험료만 보고 자기부담금을 높여 놓으면 실제 수리 시 예상보다 큰 비용이 나갈 수 있다. 반대로 오래된 차라면 차량 가치와 자기차량손해 보험료를 비교해 가입 여부를 판단할 만하다. 내 몸의 피해에 대비하는 자동차상해와 자기신체사고도 이름이 비슷하지만 보상 방식과 한도가 다르니 상품 설명을 읽고 같은 담보끼리 비교하는 게 좋다.
할인 특약은 내 운행 습관에 맞게 고른다
주행거리가 짧다면 마일리지 특약부터 확인할 만하다. 가입할 때 예상 주행거리를 입력하거나 계기판 사진을 등록하고, 보험기간이 끝날 때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받는 방식 등이 있다. 적용 구간과 증빙 방법은 보험사별로 다르다. 출퇴근 거리가 바뀌거나 장거리 운행이 늘어날 예정이라면 예상 주행거리만 보고 할인액을 확정된 금액처럼 계산하지 않는 편이 낫다.
블랙박스, 자녀, 안전운전 점수 등도 보험사에 따라 할인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특약마다 대상 차량, 장치 상태, 점수 기준과 제출 자료가 다르다. 견적 화면에 할인이 표시됐더라도 필요한 자료를 내야 적용되는지, 다른 할인과 함께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입 직전에는 보험 시작 날짜와 시간, 차량번호, 운전자 범위가 신청 내용과 일치하는지도 다시 보는 게 좋다. 갱신이라면 기존 계약의 만기와 새 계약의 시작 사이에 빈 시간이 생기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다이렉트의 장점은 내가 조건을 바꿔 가며 보험료 차이를 직접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가장 낮은 금액을 찾는 데서 멈추지 말고, 운전할 사람과 사고 때 필요한 보장을 먼저 정해 두면 견적의 숫자도 훨씬 의미 있게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