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차량 관리 제대로 하는 방법

얼마 전 기온이 뚝 떨어진 아침, 평소 멀쩡하던 차가 시동을 거는 데 한참 걸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전날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해서 겨울 준비까지 끝난 건 아니더군요. 추위는 배터리 성능과 타이어 공기압에 영향을 주고, 눈길에서는 평소보다 작은 운전 습관의 차이도 크게 느껴집니다. 겨울철 차량 관리는 값비싼 부품을 미리 바꾸는 일보다 지금 상태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타이어는 공기압과 마모 상태를 함께 확인하세요
기온이 내려가면 타이어 안의 공기압도 낮아집니다. 현대자동차의 차량 관리 안내에는 기온이 약 10도 내려갈 때 공기압이 대략 1psi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을에 맞춰 둔 공기압을 겨울 내내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죠. 주행으로 타이어가 데워지기 전, 가능하면 3시간 이상 주차한 상태에서 네 바퀴를 측정하세요. 기준값은 타이어 옆면의 숫자가 아니라 운전석 문 안쪽 표시나 차량 사용설명서에 있습니다. 앞뒤 기준이 다른 차도 있으니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공기압만 맞아도 끝나는 건 아닙니다. 트레드가 닳았거나 한쪽만 유난히 마모됐다면 눈이나 젖은 노면에서 접지력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타이어 옆면에 갈라짐이나 손상이 없는지도 함께 보세요. 눈길 주행이 잦다면 겨울용 타이어를 네 바퀴 모두 장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륜구동 차라도 출발할 때의 구동력과 제동할 때의 접지력은 다른 문제입니다. 겨울용 타이어를 달았더라도 미끄러운 길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거리를 넉넉히 두어야 합니다.
배터리는 시동이 약해지기 전에 점검하세요
평소보다 시동 모터가 느리게 돌거나, 시동을 걸 때 계기판 불빛이 눈에 띄게 약해진다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때입니다. 추운 날에는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데다 시동을 거는 데 필요한 힘도 커집니다. 오래된 배터리라면 정비소에서 충전 상태와 성능을 함께 점검받는 편이 확실합니다. 단자에 부식이 보이거나 연결이 느슨한 경우도 점검 대상입니다. 단순히 ‘몇 년 썼으니 무조건 교체’하기보다 측정 결과와 실제 시동 상태를 같이 보는 게 낫습니다.
블랙박스 주차 녹화나 실내 조명처럼 시동을 끈 뒤에도 전기를 쓰는 장치도 살펴야 합니다. 특히 운행 거리가 짧고 주차 시간이 긴 차는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될 기회가 적습니다. 전기차 역시 구동용 배터리와 별개로 12V 보조 배터리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추운 아침 시동이나 전원 켜기에 문제가 반복된다면 방전 뒤에 대응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쪽이 덜 번거롭습니다.
냉각수와 워셔액은 용도에 맞게 확인하세요
엔진 냉각수는 겨울에 얼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합니다. 엔진이 완전히 식었을 때 보조탱크의 수위가 표시 범위에 있는지 확인하고, 냉각수가 오래됐거나 보충 이력을 모른다면 정비소에서 동결 방지 성능을 점검받으세요. 차종마다 규격과 교환 주기가 다르므로 임의로 다른 종류를 섞어 넣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뜨거운 엔진의 냉각수 뚜껑은 열면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손대지 않아야 합니다.
워셔액도 겨울용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름에 물을 섞어 넣었다면 추운 날 분사구나 배관에서 얼 수 있습니다. 앞유리가 얼었을 때 와이퍼부터 작동시키면 고무날이 찢어지거나 모터에 부담이 갈 수 있으니, 먼저 성에 제거 기능으로 유리를 녹이고 붙은 와이퍼를 조심스럽게 떼어내세요. 뜨거운 물을 유리에 붓는 방법은 급격한 온도 차를 만들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운전 전에 전조등과 후미등에 쌓인 눈도 닦아야 다른 운전자에게 차가 잘 보입니다.
출발 전 몇 분과 운전 습관이 차이를 만듭니다
눈이 온 날에는 지붕과 보닛의 눈까지 치운 뒤 출발하세요. 지붕의 눈이 주행 중 앞유리로 밀려 내려오거나 뒤차의 시야를 가릴 수 있습니다. 유리 안쪽에 김이 서리면 앞유리 성에 제거 기능을 켜고 공조 장치로 습기를 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엔진을 오래 공회전하기보다 시야가 확보된 뒤 부드럽게 출발해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하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눈이나 얼음이 있는 길에서는 평소보다 일찍 감속하고, 커브 안에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지 않도록 속도를 미리 낮추세요. 제설제가 묻은 날에는 날씨가 풀렸을 때 하부와 휠 주변을 세척하면 부식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겨울철 차량 관리에서 가장 효과가 큰 습관이 거창한 준비보다 출발 전 타이어, 시야, 경고등을 잠깐 확인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이상을 그때 발견하면 추운 길 위에서 난처해질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